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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옷을 고르는 시대 — ZOZOTOWN(조조타운)이 보여준 온라인 쇼핑의 미래

by 디자인이 일상이 되는 순간 202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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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ZOZOTOWN은 뭐가 다를까?

일본에서 ‘옷 좀 입는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단순한 패션몰이 아니라, 하나의 패션 문화 플랫폼. 바로 그곳이 ZOZOTOWN(조조타운)이다.

ZOZOTOWN은 일본 최대 규모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2004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무려 1,5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함께하며 수많은 Z세대와 밀레니얼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요. 단순히 옷을 파는 쇼핑몰이 아니라, 매일 업데이트되는 감각적인 비주얼 큐레이션, 브랜드 중심의 ‘스토리텔링’, 그리고 무엇보다도 ‘디자인이 중심에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독특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쇼핑몰, 예컨대 무신사, 지그재그, W컨셉과 달리 조조타운은 첫 화면부터 브랜드 중심의 구조로 되어 있어요. 트렌디한 셀렉트샵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죠. 카테고리도 단순히 ‘상의/하의’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컬러, 착용 감성’ 같은 감각적 분류가 중심이에요.

또 하나의 핵심은 바로 ‘감성에 최적화된 UI/UX’입니다. 브랜드 소개, 시즌 룩북, 유저 리뷰, 스타일링 추천이 모두 깔끔한 디자인 레이아웃 안에서 정돈되어 있어, 쇼핑이 마치 잡지를 넘기는 듯한 경험처럼 느껴져요.

사실 국내에서는 아직 ZOZOTOWN이 생소하지만, 패션 디자이너, 편집샵 창업자, 스타일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벤치마킹 대상으로 유명했어요. “일본에는 ZOZOTOWN이 있어 부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그렇다면, 왜 그렇게 특별할까요? 다음 섹션부터는 ZOZOTOWN이 보여주는 ‘디자인으로 큐레이션하는 시대’를 함께 해부해볼게요.

2. 디자인으로 큐레이션하다 — UX의 힘

ZOZOTOWN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순하다. 사용자에게 ‘무엇을 입을지’보다 ‘어떤 분위기를 살지’를 먼저 묻는다.

ZOZOTOWN을 처음 들어가 보면, 일반적인 쇼핑몰과는 꽤 다른 첫인상을 받아요. 메인페이지부터 광고 배너 없이, 브랜드의 감도를 보여주는 이미지 큐레이션이 전면에 배치되어 있죠.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가격보다 분위기를 강조하는 구성입니다.

예컨대 무신사에서는 메인에 ‘오늘의 특가’, ‘랭킹’, ‘카테고리’가 우선적으로 배치되는 반면, ZOZOTOWN은 그날의 무드에 따라 ‘테마 스타일’, ‘시즌 컬렉션’, ‘브랜드별 비주얼 스타일링’이 슬라이드 형식으로 제안돼요. 감성 큐레이션 → 탐색 → 선택이라는 흐름이 기본 UX 전략입니다.

게다가 UI 구성도 매우 정돈되어 있어요.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일관성 있게 들어갑니다:

  • ✔️ 모델의 실측 정보와 함께 다양한 체형의 피팅컷 제공
  • ✔️ 브랜드 공식 룩북 연동
  • ✔️ ‘스타일 코디’ 탭에서 추천 코디룩 바로 연결
  • ✔️ 사용자가 직접 올린 리뷰 이미지들을 '비주얼 리뷰 보드'처럼 배열

이런 구조 덕분에, 사용자는 옷을 고르는 과정이 아니라 패션 화보를 감상하는 듯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매까지 이어집니다.

항목 ZOZOTOWN 무신사 / 29CM / W컨셉
홈 화면 구조 감성 이미지 큐레이션 중심
(브랜드별 배너/테마 구성)
랭킹/할인 중심
(카테고리/특가 배치 우선)
제품 정보 모델 실측, 브랜드 룩북, 스타일링 탭 동시 제공 상세 설명/리뷰 중심, 스타일링은 별도 검색
검색 및 필터 컬러/무드/스타일 위주 필터 제공 기본 사이즈/카테고리 필터 위주
브랜드 소개 디자이너 인터뷰, 시즌 무드 중심 소개 브랜드별 제품 나열 중심
리뷰 방식 비주얼 중심의 감성 리뷰 (이미지 배열) 텍스트 중심의 기능 리뷰

3. ZOZO가 만든 패션 실험들 — ZOZOSUIT부터 AR까지

디자인의 끝은 결국 기술과 만난다. ZOZOTOWN은 '입는 경험'을 바꾸기 위해 기술을 입혔다.

ZOZOTOWN은 단순히 잘 꾸민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에요. 브랜드마다 다른 체형, 다양한 핏, 그리고 개성 있는 취향을 고려한 기술적 실험이 바로 ZOZO의 차별점입니다. 이들은 ‘정확하게 맞는 옷’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어요.

 

1. 🎽 ZOZOSUIT: 치수를 재는 수트

2017년, ZOZO는 세계 최초로 사용자의 몸 치수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스마트 수트 ZOZOSUIT를 공개했어요. 전신에 수백 개의 도트가 찍힌 이 수트를 입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3D 형태로 신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ZOZO는 개인별 맞춤 셔츠, 청바지 등 ‘Custom-fit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사용자는 “라지(L)”가 아니라 “나만의 사이즈”를 입게 된 것이죠. 이는 글로벌 브랜드들도 주목한 ‘D2C 개인화 쇼핑’의 진화된 모델이었습니다.

 

2. 🕶️ AR 기반 ‘착용 경험’ 실험

2020년대 들어서는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가상 착용 기능도 선보였어요. 예를 들어 ZOZOTOWN 앱을 통해 스니커즈나 선글라스를 화면 속 얼굴/발에 직접 덧입혀볼 수 있는 기능이 있었죠.

특히 ZOZOGLASS라는 안경 형태의 도구는 피부 톤을 정확히 측정해, 화장품이나 의류 색상 추천에 활용되기도 했어요. 이는 ZOZOTOWN이 단순히 ‘옷을 파는 곳’을 넘어, 패션 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이에요.

 

3. 🔬 사용자 중심 실험 정신

  • ✔️ ZOZOSUIT: 체형 기반 맞춤 의류 생산
  • ✔️ ZOZOGLASS: 피부 톤 측정 기반 메이크업 추천
  • ✔️ ZOZOMAT: 발 모양 측정 기반 신발 핏 맞춤 추천
  • ✔️ AR 시착 서비스: 스마트폰 카메라 기반 착용 미리보기

이 모든 서비스의 공통점은, 단 하나예요. “사용자의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것”. 사람마다 다른 몸, 다른 얼굴, 다른 취향을 기술로 포착하고, 디자인으로 해석하는 것. 그게 바로 ZOZO가 디자인을 ‘진짜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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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ZOTOWN은 단순히 쇼핑을 편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패션을 입는 과정 자체를 새롭게 정의한 사례예요. 이 실험들은 단기적인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 패션 플랫폼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로드맵처럼 느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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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 패션 플랫폼과 비교해보니?

ZOZOTOWN은 쇼핑몰이 아니라 쇼룸 같고, 무신사는 마켓 같고, 29CM는 큐레이터 같고, W컨셉은 무대 같다.

국내에도 무신사, 29CM, W컨셉, 지그재그 등 다양한 패션 플랫폼이 있지만, ZOZOTOWN은 여전히 ‘미감’ 중심의 독보적 UX를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요소는 국내 플랫폼에도 적용 가능할까요?

 

1. 🔍 브랜드 중심? 사용자 중심?

ZOZOTOWN은 사용자에게 ‘무엇을 사야 할까’보다, ‘어떤 무드를 입고 싶은지’를 먼저 제안합니다. 비주얼 큐레이션 → 감성 탐색 → 개별 브랜드로 연결되는 흐름이죠.

반면, 국내 플랫폼은 강력한 커머스 전략이 우선됩니다. 예를 들어 무신사는 커뮤니티 기반 쇼핑, 29CM는 큐레이션과 에디토리얼 중심, W컨셉은 디자이너 브랜드 쇼케이스를 강조합니다. 각각 전략은 다르지만, UI 구조상 '빠른 선택'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죠.

 

2. 🧾 ZOZOTOWN과 국내 플랫폼의 방향 비교

플랫폼 디자인 방향성 핵심 전략 UX 흐름
ZOZOTOWN 감성적 비주얼 큐레이션 브랜드 스토리 중심 탐색 무드 → 브랜드 → 아이템
무신사 실용적 UI, 커뮤니티 연동 랭킹, 리뷰, 커뮤니티 후기 리스트 → 상세정보 → 구매
29CM 에디토리얼 + 브랜드 큐레이션 기획전과 콘텐츠 쇼핑 기획전 → 큐레이션 콘텐츠 → 구매
W컨셉 패션쇼 같은 하이엔드 이미지 신진 디자이너 노출 시각적 매력 → 제품 탐색
  • ✔️ **비주얼 중심 탐색**: 이미지 큐레이션을 통한 무드 기반 쇼핑 환경
  • ✔️ **디자인의 일관성**: 브랜드 → 상세페이지까지 UI/디자인 톤을 유지
  • ✔️ **사용자 중심 피팅 정보 제공**: 모델 신체 정보 + 추천 핏 제안
  • ✔️ **기술 연동 실험 정신**: AR, ZOZOSUIT처럼 '착용 경험'을 위한 기술 연계

국내 패션 플랫폼들도 점점 더 ‘미감 중심 탐색’을 강화하고 있어요. 실제로 29CM는 룩북형 콘텐츠를, 무신사는 스타일 코디 콘텐츠를 늘리는 중이죠. 하지만 ZOZOTOWN처럼 UX 흐름 전체가 브랜드 철학과 사용자 감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사례는 아직 드물어요.

결국 ZOZOTOWN의 디자인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자 감정 흐름을 중심에 둔 전략적 디자인입니다. 커머스가 아니라 문화 경험으로 패션을 대하는 이 태도는, 국내 패션 산업에도 분명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어요.

5. 마무리 — 조용한 디자인, 강한 영향력

말하지 않아도 보이는 것, 강조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 그것이 디자인의 힘이고, ZOZOTOWN이 말하는 방식이다.

ZOZOTOWN은 대대적인 할인 배너도, 시선을 강탈하는 광고도 없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입고 싶은 무드를 찾고, 브랜드의 철학을 이해하며, 옷이 아닌 ‘감정’을 고르게 됩니다.

이 플랫폼은 쇼핑이라는 기능을 넘어, 사용자에게 ‘자기 취향을 알아가는 여정’을 제공합니다. 감각적으로 큐레이션된 브랜드들, 무드보드처럼 펼쳐진 이미지들, 디자이너의 철학이 배어 있는 제품 소개 페이지들.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묶여 있죠.

우리의 일상 속에도 조용한 디자인이 있습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사용자와 깊이 연결된 디자인. ZOZOTOWN이 보여준 것은 그 조용한 힘입니다.

이제는 묻고 싶어요. 우리는 얼마나 ‘보여지는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고, 얼마나 ‘느껴지는 디자인’을 만들고 있을까요?

디자인은 결국 말을 걸지 않아도,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언어예요. ZOZOTOWN은 그걸 알고 있었고, 우리는 이제 그것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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